한국의 불교조각
김리나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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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한국의 불교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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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교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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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교조각』

책 속으로

고구려 일광삼존불상 중 중요한 예가 황해도 곡산(谷山)에서 출토된 경4년 신묘년(景四年辛卯年)명 금동삼존불입상이다. 이 상의 명문에는 ‘무량수상(无量壽像)을 만들어 돌아가신 부모와 함께 미륵불이 있는 곳에 태어나 법을 같이 듣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당시의 신앙 체계가 일정한 교리를 따르는 상을 제작하기보다는, 서방 정토의 무량수상을 만들면서도 다시 태어날 때에는 미륵하생신앙에 따라 이 땅에 내려와 세 번 설법을 하실 미륵불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염원을 갖고 있었던 것을 보여 준다. -41쪽, 〈1부 “고구려의 불상”〉 중에서

현존하는 백제 불상 중에서 고구려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선정인 불상형의 변화와 맥을 같이하면서 백제적인 변화와 특징을 보여 주는 예가 있다. 바로 부여 신리에서 출토된 조그마한 선정인금동불좌상이다. 보존 상태는 좋지 않으나, 고구려의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과 같은 계열의 불상이다. 이 선정인 불좌상형은 좀 더 변형을 보여 주면서 부여 군수리사지에서 발견된 납석제 선정인 불좌상과 같은 상으로 진전되었다. 대좌 밑에 있던 사자상이 없어진 대신 늘어진 옷 주름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겹쳐져서 네모난 대좌를 덮어 상현좌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불상 형식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 중국 남조뿐 아니라 북조에서도 유행하였다. 그러나 군수리 불상의 부드럽고 통통한 얼굴에 친근한 표정과 긴장감이 풀어진 자세의 인간적인 모습은 백제 불상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47쪽, 〈1부 “백제의 불상”〉 중에서

선산에서 함께 출토된 또 다른 금동관음보살입상은 영락 장식이 훨씬 더 화려하고 정교하다. 얼굴 표정은 앞의 상보다 약간 엄숙하고, 곧게 선 자세는 묵직한 조형감을 준다. 상의 뒷머리의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처리, 두 어깨를 덮다시피 한 천의나 치마단과 허리띠 장식 등의 세부 표현이 정교하고 구체적이다. 특히 복잡한 영락 장식은 수대 말의 장안파(長安派) 보살상의 표현 양식을 따르고 있어서 미국 보스턴박물관의 대형 석조보살입상과 비교된다.
상의 크기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으나 과다한 장식이 단순화되었고 얼굴 표정의 은은한 미소는 중국의 상과 구별되는 삼국시대 말기 신라 불상의 특징을 보인다. 특히 한국 불상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거리감 없는 친근성과 권위적이지 않은 불상의 자세와 여유 있게 미소 띤 얼굴 표정은 고대 한국인이 편안하게 느꼈던 이상적인 불상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116쪽, 〈1부 “신라의 불상”〉 중에서

통일신라시대에는 고신라시대로부터 이어져 오는 불교조각의 전통 위에 병합된 백제와 고구려의 요소도 함께 수용하면서 다양한 내용과 양식의 불상을 조성하였다. 그리고 통일을 전후하여 빈번해진 당과의 사신 교류나 중국 유학 또는 서역과 인도로 떠나는 구법승들의 여행 등을 통해 새로운 불교경전과 예배대상이 전래되었다. 특히 당시에 융성했던 당의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통일신라시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불상과 보살상들이 새로운 표현양식과 더불어 수용되었다.
-133쪽, 〈2부 “통일신라시대의 불교조각”〉 중에서

고려의 불교문화를 이해하고 조각이나 불화의 예배 대상을 고찰하기 전에 언급해야 할 중요한 조각상이 고려 태조 왕건과 깊은 관계가 있는 희랑대사(889-967?)의 초상 조각이다. 주름진 얼굴의 사실적인 묘사나 나이가 든 노승의 신체의 표현은 비교할 만한 예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10세기 중엽경의 조각 작품으로 고려 조각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걸작품이다.
-230쪽 〈3부 “고려시대의 불교조각”〉 중에서

태조는 일찍 왕위를 물린 뒤 회암사에 거주하면서 개인적인 신앙생활을 영위하기도 하였다. 이후 세종이 가진 불교에 대한 호의와 세종의 형 효령대군이 불교를 후원한 일 등은 정치적 수장으로서의 영향력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세조 연간에 일어났던 불교정책의 밑거름이 되었다. 세조가 불교경전의 언해를 간행하던 기관인 간경도감을 설치한 것이나, 한양에 원각사를 창건한 것 등은 왕실에서 불교신앙을 지속적으로 후원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명종 연간에는 문정왕후가 섭정을 하며 일시적으로 불교가 부흥하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어 불교는 전반적으로 상류층으로부터의 폭넓은 후원을 잃었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보다는 개인적 염원을 위한 신앙 형태 또는 기복적(祈福的)이면서도 은둔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시기에 전국의 사찰이 파괴되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승군 집단이 의병 활동을 통하여 전쟁에 적극적으로 항거하였다. 이후 불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나 조선 후기에는 다시 불교 부흥기를 맞이한다. 이 시기에 사찰의 재건과 복원, 그리고 불상의 조성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307~308쪽, 〈4부 “조선시대의 불교조각”〉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한국인 고유의 미감과 종교적인 정서를 담은 불교조각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책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이어지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불교조각을 도판 300여 점과 함께 전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각 시대 배경 속에서 불상을 해석하고 파악하였다. 이를 위해 불상의 자세, 수인(手印), 옷 주름, 불상을 올려놓는 대좌, 광배, 장신구 등 세부적인 표현양식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불교조각의 시대별 변화상을 짚어 낸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불교조각을 참고용 도판으로 풍부하게 제시하여,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의 불교조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친근함을 드러내는 한국만의 고유한 특징을 찾아내 담았다. 이 책은 그간 폭넓게 다뤄지지 않은 조선시대의 불교조각을 깊이 있게 파악하여, 한국의 고유한 표현력과 한국적인 색채를 담은 조선시대 불교조각이 이전 시대들에 비해 외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시대를 기준으로 한 통사적 이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3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지리적 배경 속에서 한국의 불교조각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개론서로 손색이 없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 불교조각의 변화의 흐름과 시대별 특징을 짚어 내다
이 책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불교조각의 표현양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시대별 특징을 알려 준다.
먼저, 삼국시대의 불교조각을 살펴보면, 이 시기는 중국으로부터 불교를 수용하며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선정인의 손 모습[手印]을 한 가장 기본적인 불좌상이 유행하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상은 고구려의 〈연가7년명 금동불입상〉으로, 이 불상은 옷 주름의 표현양식에서 인도와 중국 불상과 같은 특징을 공유한다. 특히, 백제에는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상,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석조불상 등이 많은데, 〈예산의 사면불〉, 〈태안과 서산의 마애삼존불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은 백제 특유의 자연스러운 미소를 잘 보여 준다. 한편 삼국시대의 유명한 불상으로 국보 83호 〈금동 반가사유 보살상〉과 국보 183호 〈선산 출토 금동 관음보살 입상〉 등이 유명하다(108~109쪽, 116쪽 참조).
이어지는 통일신라시대에는 불상의 형식이 다양해졌다. 이 시기에는 〈석굴암〉, 〈경주 남산 불상군〉 70여 구, 비로자나불상 등이 대표적이며, 사천왕사지, 감은사 등 호국을 위한 불사(佛事)가 왕성하게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국제 교류가 잦아 중국, 일본, 한국의 불교조각은 서로 유사한 도상과 표현양식을 공유했다.
고려시대로 접어들면 중국과의 복잡한 외교적 상황 속에서 중국 불교미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원의 마지막 황제 순제(順帝)의 비 기황후는 고려 출신으로, 금강산 사찰, 개성 연복사의 동종, 개성 경천사 10층석탑의 조성을 후원하였다. 고려 후기에는 티베트계 원대 조각양식이 많이 유입되기도 하였다. 이 시기 대표적인 불교조각으로 태조 왕건의 스승이기도 한 희랑대사의 최근 국보로 승격된 초상 조각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가 힘을 잃었으나, 왕실과 사대부의 개인적인 취향 덕분에 아미타여래좌상이 유행하며 일시적으로 불교가 부흥했다. 서민들을 중심으로는 개인적 예배를 위한 소형 불감, 불상이 주로 제작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조각승이 만든 〈보은 법주사 삼불좌상〉, 〈구례 화엄사 삼신불좌상〉 등 대형 불상이 많이 제작되었고, 이를 통해 한국만의 불교조각양식을 구축하였다(340~354쪽 참조).

옛 한국인들은 불상에게 무엇을 바라고 빌었을까?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 불교조각에 담긴 염원의 세계
옛 한국인들은 생전에 깊은 불심을 가진다면 사후에 모든 악연의 고리에서 벗어나 괴로움에서 해방되고 극락정토에 환생한다고 믿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히 불교조각 제작 과정에서 옛 한국인들이 바란 신앙적인 염원을 살피고자 하였다. 명문이나 기록을 살펴보면 많은 불상은 부모에 대한 효, 여러 고난으로부터의 구제, 왕권의 강화, 외세의 침입에 맞서고자 하는 호국 등 각기 다른 염원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찰과 불상이 조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종국에는 평화로운 불국의 세계가 도래하기를 염원하였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불교 부흥기는 조선시대에 접어들며 잠시 쇠락하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가 공식적으로는 숭유억불 정책을 펼쳤으나, 현세와 내세의 안녕을 염원하는 것은 유교 이념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개인적인 소망을 위한 신앙의 형태로 불교문화는 명맥을 이어 갔다. 조선시대 내내 기복적이면서 은둔적인 신앙으로 여겨지던 불교는 임진왜란을 거치며 변곡점을 맞는다. 전국 사찰이 파괴된 가운데 승군 집단이 의병 활동을 하며 불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 시기 유명 조각승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불교조각 조성에 대한 내용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 한국 불교조각에 담긴 염원의 세계

1부 삼국시대의 불교조각
1. 고구려의 불상
1) 불교의 전래와 초기 선정인 불좌상
2) 초기 보살상
3) 연가7년 기미년명 금동불입상
4) 일광삼존불의 유행
5) 평천리 출토 반가사유보살상
2. 백제의 불상
1) 선정인 불좌상
2) 초기 불입상과 보살상
3) 봉보주보살상
4) 일광삼존불상
5) 암벽에 새겨진 정토왕생과 현세구복의 불상들
6) 반가사유상과 미륵불신앙
7) 자비와 구원의 관세음보살상
8) 익산 연동리 석조불좌상과 광배
3. 신라의 불상
1) 황룡사 장육존상과 새로운 불상형
2) 경주 남산 탑곡의 마애불상군
3) 반가사유상과 미륵신앙
4) 자비와 구원의 관세음보살상
5) 다양한 불상형의 등장

2부 통일신라시대의 불교조각
1. 통일신라 초기의 불교조각
1) 정토왕생의 아미타여래
2) 호국 사상 불사와 호국신장상
2. 통일신라 중기의 불교조각
1) 정토왕생의 아미타여래상
2) 불국토의 구현
3) 현세구복의 신앙, 약사불상의 유행
3. 통일신라 후기의 불교조각
1) 비로자나불상의 유행과 화엄신앙
2) 탑에 새겨진 불교조각과 열린 공간 속의 대중 예배
3부 고려시대의 불교조각
1. 고려 초기의 불상
1) 거석불의 등장
2. 통일신라 불상 전통의 계승과 변화
1) 항마촉지인 철조불상의 유행
2)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과 기타 마애불상들
3) 감산사 여래입상 전통의 계승과 고려적인 변형
4) 밀집형 법의를 입은 비로자나불상의 유행
5) 당진 영탑사 금동비로자나삼존불좌상
3. 고려 중기 중국과의 교섭과 새로운 불상 유형의 등장
1) 강릉 지역 불상의 새로운 요소
2) 관음보살상 도상의 다양성
4. 고려 후기 불상표현의 두 가지 흐름
1) 중기 불상양식에 보이는 전통의 계승
2) 후기 전통 불상양식의 특징
3) 티베트계 원대 불교조각양식의 유입과 변형
4) 경천사 10층석탑과 복합적인 불교도상
5) 예배용 금동불감의 유행과 소규모 예배 불단

4부 조선시대의 불교조각
1. 조선 전기 불교조각의 흐름
1) 왕실과 귀족 발원의 아미타여래의 유행
2) 건칠보살상의 제작
3) 소형 불감 속의 불상들
4) 원각사 10층석탑면의 불회 장면
2. 조선 후기 불상의 다양성과 조각승들의 활동
1) 대형 불상 제작과 조각승들의 등장
2) 조각승들의 활약과 17세기 목조불상의 유행
3) 18세기 조선 불교조각의 답습적 경향
4)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의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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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리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였으며 불교조각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6년부터 2007년까지 31년간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간 미술사연구회와 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한국위원회(ICOMOSKorea)의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위원장을 맡기도 하였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였고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저서로 『한국 고대 불교조각사 연구』, 『한국 고대 불교조각 비교 연구』 등이 있으며, 공저로 『한국 미술의 미의식』, 『한국 불교미술사』, Arts of Korea 등이 있다. 또 한국 불교조각에 대한 영문 저서 Buddhist Sculpture of Korea 를 썼다. 불교조각사 외에 공예사, 동서미술교섭사 분야의 연구논문도 집필하였으며 이는 영문, 일문, 중문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또한 역서로 『미술품 분석과 서술의 기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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